NDFF -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

공간은, 특히 집은 그 안에 거주했던 이들의 삶의 체취가 배기 마련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부부가 결혼해 처음 집을 꾸린 후 아이를 갖고 키우고 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장면에서 가족의 목소리는 내레이션으로 제시될 뿐 집 안은 가족의 특정 상황에 맞춰 가구의 위치가 변하고 방의 시점이 변화하는 방식으로 구성이 이뤄진다. 뒤로 갈수록 마음이 먹먹해지는 건 유대감에 상관없이 가족 구성원은 언젠가 헤어질 날이 오기 때문이다. 픽사 애니메이션 〈업〉(2009)의 그 유명한 희로애락의 몽타주 장면을 보는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허남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