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FF -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

늦은 밤 퇴근 후 준석은 모기장 택배가 온 것을 확인한다. 소라의 도움을 받아 거실에 모기장을 설치하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아 포기한다. 꿈속에서 소라는 마당에 모기장을 설치하는 준석을 발견한다. 남편이 설치한 모기장 안으로 들어가 기분이 좋아진 소라. 퇴근 후 준석은 실제로 마당에 모기장을 설치한다. 남편과 아들을 관객으로 앉힌 소라는 기타를 치며 조용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우리는 종종 행복을 인과로 오인하곤 한다.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 완수해야 할 과업들이 있고, 이를 성취했을 때 주어지는 보상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행복해.>는 그런 사고를 거부한다. ‘행복은 그래서 행복한 것이 아니고, 그래도 행복한 것이다.’ 라고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제언한다. 행복은 어떠한 상황이나 조건에 관계 없이 이미 모든 것에 두루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다만 그것을 발견할 따름이다. 영화에는 김준석 감독 본인과 배우자, 자녀가 등장한다. 이러한 제작 방법은 다양한 층위에서 분석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지점은 ‘행복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극으로 인식할 때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물러나서 ‘나’를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그때 가려져 있던 행복이 드러난다. 관객들이 이 영화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남도 로컬 프로그래머 2기 정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