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FF -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

남자친구 민규와의 2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그의 집을 찾은 지은. 하지만 민규는 지은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던 지은은 민규의 가족들과 이상한 동거를 시작한다. 민규네 가족들에게도 이별이 있다. 생업을 포기하고 가출한 아내만 찾아다니는 민규의 아빠, 가출한 딸내미 때문에 사위 눈치만 보는 할머니. 그리고 철없는 백수 막내아들 민석과 가정사에 무심한 민규. 그 속에서 지은이와 민규 가족들은 각자 이별을 함께한다.

<장르만 로맨스>로 성공적인 장편 연출 데뷔를 알린 배우 겸 감독 조은지의 단편 연출작이다.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언제까지고 영원하기를 바라지만, 이별은 항상 기습적이고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전해온다. 애인 민규와의 2주년을 자축하기 위해 그의 집을 찾은 지은은 느닷없는 이별 통보 앞에 망연자실한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기에 지은은 그 집에 일단 머물 생각이다. 그러면서 지은이 마주하게 되는 건, 민규의 엄마가 사랑을 찾아 떠나간 이야기와 그런 엄마를 그리워하는 민규와 가족들의 사연이다. 미련과 후회, 원망과 애증이 마구 뒤섞인 혼돈의 2박 3일이다. 인물 저마다 처지는 다를지언정 이별 앞에서 한없이 복잡해지는 심경이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재치 있고 맛깔나는 대사,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이별에 대처하는 어색하고 낯선 감정과 자세를 그려나간다.

프로그래머 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