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FF -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

추운 겨울, 오후 늦게까지 침대에 누워 있던 유진은 자신의 침대 위에서 조그만 먼지아이를 발견한다. 그리고, 집안 청소를 결심한다.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던 유진은 다른 먼지아이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치워 나간다.

열심히 쓸고 닦아도 돌아서면 어느새 쌓여 있는 먼지. 그런 먼지의 상태를 마음의 그것과 연결해 볼 수 있을까. 그러니까, 마음속 고민, 걱정, 근심, 우울 같은 건 어째서 해결됐다거나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또다시 여지없이 마음에 들어차는 걸까. 어쩌면 그런 건 영영 해결되거나 사라지지 않는 유의 것일까. 치워도 다시 앉아 있는 먼지처럼 말이다. <먼지아이>의 유진은 집안 곳곳을 청소하다가 구석구석에서 먼지아이들을 발견한다. 깨끗하게 모두 다 없애고 싶지만, 치운다고 한들, 부질없고 소용없다. 그리하여 유진이 먼지아이를 제 곁에 두기로 하자, 잠시나마 작은 평화가 깃든다. 제62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초청된 작품이다. 또한 동명의 그림책으로 출간돼 한국 그림 작가로는 처음으로 볼로냐 라가치 대상을 받았다. 이듬해 <나의 작은 인형 상자>로 2연 연속 라가치상을 수상했다.

프로그래머 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