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FF -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

올해 남도영화제는 일본 영화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소마이 신지를 조명하며, 그의 대표작 가운데 두 편을 최근 복원된 필름으로 상영한다. 소마이 신지는 1980년 감독으로 데뷔하여 2001년 마지막 작품에 이르기까지 21년에 걸친 필모그래피를 남겼으나, 말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갑작스럽게 단절되었다. 그러나 이 짧지만 밀도 높은 기간 동안 그는 상업영화와 자전적 색채가 짙은 개인적 작업을 오가며 일본 영화사의 결정적 변곡점을 형성하였다. 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의 평가처럼, “소마이는 일본 스튜디오 시스템의 종말과 독립영화의 부상 사이를 잇는 잃어버린 고리”로 규정될 수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의 작품 세계는 재평가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일본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의 새로운 관객층에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하마구치 류스케, 고레에다 히로카즈, 구로사와 기요시와 같은 동시대의 감독들은 그의 작업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음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에 상영되는 <태풍 클럽>과 <이사>는 모두 청소년기의 불안정한 정서와 성장의 궤적을 탐구한다. 두 작품은 주인공들의 초상을 통해 개인사의 중요한 기점으로서의 청춘기가 어떻게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가를 보여 준다. 동시에 이 영화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와 의미가 증대되는 사례로서, 진정한 예술가의 작업이 지니는 지속성과 역사적 중요성을 입증한다. 이는 소마이 신지를 일본 영화사뿐 아니라 세계 영화사의 위대한 감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한 근거이기도 하다.

프로그래머 마르셀로 알데레테